아쉽게도 엄마랑 갔던 이번 교토 여행에서는 먹고 온 것이 별로 없었다. 엄마가 웨이팅을 싫어해서 맛집이라고 해서 저장해 뒀던 식당은 거의 못 갔다.
급한 대로 로컬식당 중 구글맵 평점이 좋은 곳을 시도했는데, 교토의 작은 식당들은 손님이 밖에서 웨이팅 하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대기명단을 적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고, 문 밖에서 기다리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는 눈치였으며, 다른 곳에 있다 손님이 없는 시간대에 다시 와서 자연스럽게 착석하는 것이 아니면 돌아가주길 바라는 것 같았다. 부모님을 모시고 갈 때는 필히 예약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고 온 여행이었다 ㅠㅠ
그래서 대부분의 끼니를 대충 먹을 수 있는 곳에서 때우고 왔지만, 그래도 가뭄에 콩 나듯 갔던 기억에 남는 맛집을 기록해두고자 한다.
네기야헤이키치(negiya heikichi)
오픈시간 : 11시 30분 (오픈런 아니면 무조건 웨이팅인 듯)
가격 : 아나고텐동 2,530엔(세금포함)
이미 한국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텐동맛집. 더 말해 무엇하리. 요즘은 한국에도 텐동 맛집들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일본 텐동 맛집에서 먹는 텐동은 특별했다.
이곳은 이미 현지인들에게도 맛집이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맞춰 가야 긴 웨이팅을 피할 수 있다. 다행히 이 식당은 내가 묵었던 숙소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어서 나는 인생 처음으로 오픈런을 했다. 오픈 시간은 11시 30분인데, 나는 10시 50분쯤 식당에 도착했고 내가 두 번째였다. 주말 기준으로 11시 15분쯤 되니 이미 첫 타임으로 입장 가능한 손님들은 거의 찬 상태로 보였다. 식당 앞에 작은 벤치 의자가 하나 있었고, 일찍 도착한 덕에 엄마가 벤치에 앉아 기다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ㅠㅠ)
식당이 하천 옆에 위치에 있어 오픈 기준으로 두 번째 손님까지는 이렇게 하천이 보이는 창가 옆 자리에 앉을 수 있다. 다들 창가 자리에 앉고 싶어 하니 자리 배치 순서를 이렇게 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 이후에는 손님이 빠지는 자리에 다음 대기 손님이 앉기 때문에 복불복. 가게가 하천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아나고 텐동을 기다리는 사이 먼저 나온 맥주. 밖에서 30분이 넘게 기다리며 지친 상태였는데 한모금의 맥주가 다시 생기 넘치게 해준다. 일본에서 마시는 맥주는 늘 맛있다.
드디어 나온 아나고 텐동.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다른 접시에 튀김을 옮겨 담기가 어려웠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밥 양을 S, M, L로 선택할 수 있는데(가격은 동일), L로 선택했더니 그날 하루종일 배가 불렀다.
깨끗한 기름으로 얇게 튀겨서 그런지 튀김이 담백하고, 튀김을 다 먹을 때까지도 느끼하지 않다. 마지막 남은 튀김 한 개까지도 첫 튀김을 먹었을 때 그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만족스러웠던 식사였다.
텐동을 하는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식당에서 기름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아늑하면서도 정갈한 분위기에 한 번, 맛에 한 번 더 기분이 좋아지는 식당이었다. 다음에 교토에 오게 되면, 웨이팅이 너무 길지 않을 경우 한 번 더 방문해보고 싶은 식당이다.
그 전날 호텔 조식에서 먹었던 덴푸라와 비교해보자면, 네기야헤이키치의 튀김옷도 정말 얇고 바삭한 편이었지만 호텔에서 먹었던 덴푸라의 바삭함이 한 수 위긴 했다. 이렇게 비교해서 먹어보고 나니 기회가 될 때 호텔 조식으로 나왔던 '엔도'의 덴푸라 오마카세도 한 번 먹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네기야 헤이키치 · 260-4 Ichinocho, Shimogyo Ward, Kyoto, 600-8018 일본
★★★★☆ · 일본 음식점
www.google.com
기온 키무타코(GION KIMUTAKO)
가격 : 통문어 타코야끼 4개 580엔 / 일반 타코야키 6개 500엔 내외
원래 맞은편 꼬치집을 갈 생각이었는데 만석 + 웨이팅 불가라고 해서 즉흥적으로 방문하게 됐던 타코야키 가게. 첫날 방문했었는데 맛있어서 마지막 날도 들려 테이크아웃했던 집이다. 작은 규모의 가게로 내부에는 5-6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자리고 있고, 밖에는 두 개의 스탠드 테이블이 있다.
테이크아웃해서 먹어도 괜찮지만 역시나 나오자마자 그 자리에서 먹는 게 훨씬 더 맛있다. 일반 다코야끼도 맛있었지만, 작은 문어가 통으로 들어간 타코야끼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다만 나오는데 2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상세 위치는 아래 참고!
米粉のたこ焼き GION KIMUTAKO · 일본 〒605-0802 Kyoto, Higashiyama Ward, Yamatocho, 16−1
★★★★☆ · 다코야키 전문점
www.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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